요즘 직장인의 만성질환 '정보 폭식증, 거식증'
*이 글은 외부 필자인 이미준님의 기고입니다. '99+'가 항상 찍혀 있는 오픈 채팅 단톡방, 언제부터 읽지 않았는지 기억나지 않는 뉴스레터, 읽어야 한다는 압박이 가득한 브런치, 미디엄, 커리어리, 하루에 2-3쪽 보기도 버거운 무제한 독서 서비스들, 잔뜩 떠있는 페이스북의 알림... 오늘도 세상엔 많은 일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솔직히 쳐다보기도 싫습니다. 그나마 댓글이 달렸다는 반가운 알림에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스크롤을 하려고 하면, 어느새 올라오는 광고는 제가 무심결에 본 뉴스의 키워드를 물고 늘어지며 N잡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무언가를 배워서 채워야 할 것만 같은 압박감에 인스타그램 ‘릴스'로 고개를 돌리면 소중하게 쓰고 싶었던 내 시간은 어느새 지나가버렸습니다. 이럴 바에 아예 작정하고 유튜브나 넷플릭스로 넘어가 버립니다. 요즘 제 스마트폰에서 벌어지는 난장판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스마트폰에 쌓여있는 과잉 정보 속에서 교묘하게 정보 소비를 피해 다니는 이상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얼마 전 유퀴즈에 나온 한 ‘자기님'은 현재 온라인상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1980년대 후반 미국 펜타콘 수준이라는 말을 했는데요. 코로나로 인해서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저처럼 IT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체감하는 정보의 양은 그 몇 배는 되는 것 같습니다.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니 흐름을 놓치면 안 될 것 같아서 어떤 날은 폭식증에 걸린 사람처럼 정보를 마구 모아대는데요. 폭식증에 걸린 사람에게 거식증이 반복적으로 찾아오듯이 어떤 날은 뉴스를 쳐다보기도 싫습니다. 특히 정보나 뉴스, 인사이트를 모아서 보여주는 서비스에 대한 강박과 피로도가 굉장히 높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