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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준
인턴을 시작으로 동물권과 수의학계에 글을 썼습니다. '데일리카'를 거쳐 '모터그래프'에서 자동차 전문기자로 일하고 있고, 주말에는 'TBN 교통방송' 패널로 활동 중입니다. 수학이 싫어 문과를 지망했지만, 칼 세이건과 닥터 후를 좋아합니다.
현대차그룹의 생산 실험, 'HMGICS'는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얼마 전, 취재차 싱가포르에 다녀왔습니다. 현대차 그룹이 'HMGICS', 즉 '현대차 그룹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라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시설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미래 모빌리티 실험을 위해 구축한 미래의 공장이자 연구소죠.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규모가 그리 크진 않았습니다. 6층 건물이지만, 면적은 현대차의 지역 거점 서비스센터 정도로 보였습니다. 건물 외관이 통유리라서 그런지 공장보단 판교나 마곡에 있을 법한 여느 IT 기업의 사무실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자동차 공장이나 자동차 회사 연구 시설을 생각해 보면, 이 정도로 괜찮나 싶을 만큼 협소했습니다. HMGICS는 전기차 공장입니다. IT기업 사무실 같은 외관과는 다르게 건물 내부에는 전기차 공장이 자리 잡았습니다. 나름 많은 자동차 공장을 가 봤다고 생각했는데, 느낌이 사뭇 달랐습니다. 거의 모든 곳을 흰색으로 칠했고요. 자동차뿐만 아니라 생산 공장에서 흔히 보이는 컨베이어 벨트는 없었습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3-12-27
BMW의 한국 사랑, 생각보다 더 엄청납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한국을 너무 좋아해서 이쯤 되면 '명예 한국인'이라고 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게 외국인이 종종 눈에 띕니다. 매우 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초난강'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SMAP의 멤버 쿠사나기 츠요시가 있고요. 영화만 개봉했다 하면 한국을 찾는 톰 크루즈, '맨중맨'이라는 애칭까지 얻은 휴 잭맨, 한국에 집이 따로 있나 싶을 정도로 내한이 잦은 노엘 갤러거와 미카도 생각납니다. 기업 중에서 꼽아본다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민속놀이 스타크래프트의 제작사 블리자드가 있죠. 로케이션은 물론, 한국 배우도 적극 기용하는 마블 스튜디오도 해당될 수 있겠네요. 모두 우리나라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적극적인 팬 서비스를 선사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녔습니다. 자동차 산업에서도 이와 비슷한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메르세데스-벤츠와 100년째 경쟁 중인 BMW 이야기입니다. 많은 외국계 자동차 회사가 한국을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한 곳', '본사도 주목하는 전략적인 시장' 이라고 언급합니다. 그런데 BMW는 한발 더 나아갑니다. 팬 서비스를 넘어, 우리나라 기업보다도 더욱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왔거든요. 할리우드 스타가 손 흔들고 사인해 주는 수준을 넘어 우리나라에 재단을 만들어서 기부하고, 인재와 문화 형성에도 힘쓰고 있다면 엄청난 환호를 받겠죠.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3-11-27
빈패스트는 베트남의 테슬라가 될 수 있을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월가를 모처럼 들썩이게 만든 자동차 회사가 있습니다. 베트남의 '빈패스트(VinFast)'입니다. 시가총액이 한때 제너럴모터스(GM)를 넘어선 10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엄청난 이목을 끌었죠. 물론 상장 당시의 이야기입니다. 현재는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진 않습니다. 이 원고를 출판하는 9월 26일 기준, 빈패스트 주가는 14달러(1만8760원)입니다. 리비안(21.13달러)보단 낮고, 루시드모터스(5.13달러)보다는 높습니다. 테슬라를 생각하며 단기간에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기대했던 분들에겐 실망스러운 수치입니다. 얼마나 더 오를지, 전망은 어떤지 상당히 애가 타실 듯합니다. 저는 주식 전문가가 아니라서 주가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회사가 어떤 곳인지 이해하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예측하는 데에 도움을 드려보고자 이번 글을 준비했습니다. 빈패스트의 모기업, 빈그룹을 먼저 살펴봅시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3-09-26
메르세데스-벤츠의 승부수, 다름 아닌 '디지털'입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여러분은 자동차, 특히 고급차를 선택할 때, 어떤 요소를 가장 따지시나요? "아무래도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승차감과 하차감이 가장 중요하겠죠?" "일반적인 승용차와는 다른 강력한 성능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종합해 보면, 결국 A에서 B까지 이동하는 '과정' 얼마나 편안하고 빠르게 갈 수 있느냐로 귀결됩니다. 실제로 오래전부터 고급차를 선택하는 기준인 동시에 자동차 제조사에서 말하는 '완벽한 차'의 기준이기도 했죠. 메르세데스-벤츠가 딱 그런 브랜드입니다. 라이벌 BMW가 '이동 과정'에서의 즐거움, 즉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해 왔던 반면, 벤츠는 목적지까지 빠르고 편안하게 이동하는 걸 최고의 가치로 여겨왔습니다. 두 브랜드 차량의 실내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운전하면서 속도계 못지않게 자주 봐야 하는 수치가 회전계, 이른바 'RPM 게이지'입니다. 일반적인 자동차는 회전계가 왼쪽, 속도계가 오른쪽에 있는데요. BMW는 회전계를 더 자주 봐야 한다고 생각해서 오른쪽에 배치했습니다. 반면, 벤츠는 2000년대까지 RPM 게이지를 아예 표시하지도 않았습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3-08-10
애플 vs 구글 vs 자동차업계의 차량용 OS 전쟁이 시작됩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모니터 없는 자동차 보기가 더 어려워진 시대입니다. 웬만한 승용차는 기본이요, 요즘은 상용차나 경차에도 흔하게 보이죠. 내비게이션 때문에 장착한 경우가 가장 많을 테고, 흔히 '후카'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후방 카메라 때문에 별 기능은 없어도 모니터가 필요한 분이 많습니다. 차량에 장착한 모니터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하고, 나아가 엔터테인먼트도 즐기는 '인포테인먼트' 시대는 생각보다 오래전에 시작됐습니다. 1965년, 포드에서 세계 최초의 차량용 모니터 '오토비전'을 도입했고요. 1981년엔 혼다가 '일렉트로 자이로게이터'라는 세계 최초의 내비게이션을 선보였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차 안에서 길을 찾는 내비게이션 목적이 짙었습니다. 본격적으로 화면이 커지기 시작한 데에는 테슬라의 영향이 큽니다. 2012년 등장한 '모델 S'에 17인치 디스플레이를 도입하고, 각종 컨트롤 버튼을 모두 디스플레이 패널에 담았습니다. 디스플레이 사이즈 자체만으로 '첨단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획득했죠. 요즘은 테슬라처럼 실내 인테리어의 대부분을 모니터가 차지하는 신차를 찾기 어렵지 않습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3-06-27
'e퓨얼' 덕분에 내연기관차의 퇴출이 늦춰졌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최근 자동차 업계를 뒤흔든 소식으로 작년 10월, 유럽연합(EU)이 내놓은 발표를 꼽고 싶습니다. 203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소식이죠. 하이브리드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건 엔진이 달린 자동차는 모두 안 됩니다. 오직 전기차나 수소차만 팔아야 한다는 상당히 급진적인 법안입니다. 핵심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2030년부터 나오는 신차의 탄소 배출량은 2021년보다 최대 55% 낮춘 수치여야 하며 2) 2035년부턴 탄소 배출이 없는 자동차만 판매해야 합니다. 트럭·버스 등 상용차는 2040년까지 유해 물질을 90% 줄여야 하는 법안도 패키징으로 함께 공개됐습니다. (참조 - EU,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확정) 자동차 업계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EAMA)'는 법안이 제시한 시한을 맞추기 힘들다는 반응을 내놨습니다. 상용차 충전 인프라가 미비한 상황인 만큼, 버스와 트럭도 관련 규제를 충족하기 어려우리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자동차 산업의 비중이 큰 독일, 이탈리아도 완전 전동화를 강제하는 내용은 부당하다며 반발했습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3-05-09
'안전'의 대명사 볼보자동차, 이제 '환경'까지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지난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스웨덴으로 날아갔습니다. 볼보자동차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자들을 초청해 자신들의 미래 비전을 소개하는 'Deeped in Blue'라는 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를 열었는데요. 저도 운 좋게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20시간 가까이 비행기에 몸을 싣고 예테보리(Göteborg)에 도착했습니다. 영어 이름인 '고텐버그(Gothenburg)'로 더 익숙한 스웨덴 제2의 도시입니다. 무엇보다 볼보의 고향이기도 하죠. 이곳에서 볼보자동차 본사와 생산시설, 디자인센터를 둘러본 뒤, 여러 임원의 프리젠테이션을 듣고, 인터뷰도 하고 왔습니다. 예테보리에서 며칠 동안 머문 뒤에는 북극권으로 이동해서 혹독한 환경 속에 볼보 전기차 라인업 시승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는 흔히 볼보를 '안전의 대명사'라고 생각합니다만, 1주일간 현지에서 살펴보고 경험해보니 그 너머 더 큰 목표를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기차를 넘어 자동차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많이 고민하고 있음이 느껴졌죠. 이를 위한 실행 계획도 아주 분명했습니다. 당장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부터 하겠다는 겁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3-03-28
전동화, 플랫폼과 함께 성큼 다가온 목적 맞춤형 차량 'PBV'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나만을 위한 맞춤형 자동차'라고 하면, 수억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자동차부터 상상하기 마련입니다. 롤스로이스나 벤틀리, 마이바흐는 물론이고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 세계 유수의 고급차 회사 대부분이 주문 제작 옵션을 제공합니다. 그 범위는 무궁무진합니다. 시트는 물론이고, 소재와 자신만의 퍼스널 컬러를 조합해 내외장 색상까지 바꿀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원오프' 모델이라고 해서 외형까지 오직 하나뿐인 차를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갑자기 왠 뜬구름 잡는 소리냐고 생각하시겠네요.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맞춤형 자동차가 전기차 시대의 도래와 함께 우리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올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목적에 최적화한 차량 'PBV' 'PBV'라는 용어를 어디에선가 들어봤을 수는 있어도 정확히 무엇인지 아는 분은 많지 않을 듯하네요. PBV는 Purpose Built Vehicle, 즉 '목적 맞춤형 차량'입니다. 기존 자동차를 기성복이라고 치면, PBV는 나에게 최적화한 맞춤복이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앞에서 말한 슈퍼카와 똑같지 않나요?" 아닙니다. 개념이 조금 달라요. 슈퍼카나 최고급 차량은 자신의 취향에 맞게 소재, 색상, 디자인을 고르는 수준입니다. PBV는 이런 '치장'보다 '기능'에 신경 쓴 맞춤형 차량입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3-01-13
자율주행 상용화.. 생각보다 더 오래 걸릴 듯합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새해를 마무리할 무렵이면 늘 하는 업무가 여럿 있기 마련입니다. 제 경우에는 자동차 회사가 연초에 공개했던 목표치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종합해봅니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 회사와 업계의 약속이 얼마나 실현되었는지도 함께 체크하는데요. 2016년에 BMW-인텔-모빌아이 연합전선이 약속했던 미래상이 하나 있습니다. "2021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을 상용화하겠습니다아!!" ..아시다시피 2022년이 끝나가는 지금도 우리는 아직 자율주행차를 살 수 없습니다. 오히려 업계 전반에 깔린 먹구름이 더 짙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지난 10월에는 세계 3위 자율주행 대표 업체 '아르고 AI'가 사업 종료를 선언했고요. 미국의 자율주행 라이다(LIDAR) 제조업체 '아우스터'와 '벨로다인'은 합병을 발표했습니다. (참조 - '몸값 9조' 美 '아르고AI' 폐업…자율주행업계 '퍼펙트스톰' 될까) (참조 - 자율주행 '라이다' 아우스터·벨로다인 합병 합의) 자율주행 시대, 왜 오지 않았을까요?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2-12-20
소프트웨어가 자동차를 지배하는 세상이 머지 않았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자동차는 이제 가솔린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로 달립니다" 지난 2012년, 당시 메르세데스-벤츠 CEO였던 디터 제체가 한 말입니다. 자동차와 소프트웨어. 조금 낯설어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기계 덩어리 그 자체, 그러니까 하드웨어의 표상인 자동차가 소프트웨어로 달린다? 차량에 iOS나 안드로이드, 윈도우 같은 운영체제가 있다는 말일까요? 일단 조금은 쉽게 접근해보죠. 20세기엔 자동차 고르는 기준이 아주 간단명료했습니다. 저희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늘 강조하던 '좋은 차를 선택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자고로 차는 잔고장 없이 튼튼하고, 에어컨은 춥다 느낄 정도로 잘 나와야 돼!" "사륜구동까지 달려있다면, 아주 든든하니까 금상첨화지!" 여전히 통용되는 좋은 차의 기준이기도 하지만, 그 시절에는 사실 이 정도가 자동차를 선택하는 기준의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조금만 곱씹어보면, 위 요소 모두 하드웨어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2-11-01
국내 자동차 업계에 큰 타격을 입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자동차 업계에 때아닌 날벼락이 떨어졌습니다. 지난 8월에 발효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입니다. 이름만 들어선 자동차 업계와는 별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요. 이 법안 때문에 현대차그룹(현대, 기아)이 타격을 입게 됐다는 소식, 많이 들어보셨겠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최근 만난 업계 관계자들은 이 단어만 들어도 한숨을 푹푹 쉽니다. "물 들어와서 열심히 노를 젓는데 갑자기 누가 노를 뺏어간 느낌"이라는 반응이 인상적이더군요. '미국에서 전기차를 만들지 않으면 보조금이 나오지 않는다' 정도로만 이해하는 분들이 많을 듯한데요.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입니다. 전기차 생산 구조를 전반적으로 뒤집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거든요. 후발 주자에게 기회가 된 기존 전기차 보조금 제도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앞서 기존 전기차 보조금 제도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전기차 보조금에 상한을 두는 '쿼터제'를 시행했습니다. 브랜드마다 20만대까지만 보조금을 준다는 내용입니다. 어느 나라 배터리를 사용하건 차량 가격이 얼마건 상관없이 각 브랜드의 전기차 20만대에 7500달러(1000만원)를 지급했습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2-09-16
설 자리를 잃어가는 모터쇼, 이대로 사라질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최근 '서울모터쇼'에 취재를 다녀오면서 정말 착잡했습니다. 서울모터쇼는 2021년부터 '서울모빌리티쇼'로 개명하며 새 출발을 알렸는데요. 참가 업체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국내에선 현대차그룹이 유일하게 참가했고, 수입차 업체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BMW그룹코리아(BMW, 미니), 아우디, 포르쉐, 마세라티 정도에 그쳤습니다. 일본 제품 불매 여론이 채 가시지 않은 시기다 보니 매년 참가했던 일본 업체는 모두 불참했고요. 캐딜락, 포드, 폭스바겐, 재규어-랜드로버, 푸조-시트로엥 같은 브랜드도 고사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2021 서울모빌리티쇼는 킨텍스의 모든 구역을 썼던 과거와 달리 2관 9, 10홀에서만 열렸습니다. 흥행력도 떨어졌습니다. 아직 코로나가 유행 중인 시점이긴 했지만, 방문객 25만명 정도에 그쳤습니다. 60만명은 꾸준히 동원했던 예전에 비해 눈에 띌 정도로 쪼그라들었죠. 수도권 상황이 이럴진대 당장 개막을 앞둔 '2022 부산국제모터쇼'도 걱정입니다. 부산국제모터쇼는 4년 전만 해도 국내 8개, 수입 11개사가 참가해 성황리에 개최됐는데요. 올해에는 현대차그룹(현대차, 기아, 제네시스)과 BMW그룹코리아(BMW, 미니, 롤스로이스)만 참가한다고 합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2-07-11
정말, 이대로 전기차 시대가 열릴 수 있을까요?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주요 자동차 브랜드에서 발표한 내용만 보면 당장 전기차 시대가 도래할 것만 같습니다. "2030년까지 내연기관 판매를 중단하고, 전 라인업을 전기차로 구성하겠습니다!" "저희는 판매량의 일정 부분 이상을 전동화 라인업으로 팔겠습니다!" 이런 야심 찬 계획만 봐선 장밋빛 미래가 그려집니다. 모든 차가 전기차로 바뀌고, 우리 모두 전기차를 사면 당장 환경이 좋아지겠죠? (참조 - 자동차업계는 기후변화 이슈에 어떻게 대응하나) 그런데 저는 조금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전기차 관련 원자재 가격이 계속해서 치솟고 있습니다. 니켈, 리튬 등 전기차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알루미늄 같은 비철금속도 물론이고요. 가장 크게 오른 자재는 '리튬'입니다. 리튬 거래 가격은 2022년 4월 말 기준, 톤당 55만1870원(432.5달러)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7%나 급등했습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2-05-12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자동차 업계도 흔들고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반도체 공급이 부족해서 차량 출고가 지연된다는 소식, 이제는 정말 익숙하시죠? 5~6개월은 기본이고, 아무리 빨라도 2개월은 소요되더라고요. 반도체가 어마무시하게 들어가는 전기차는 더합니다. 작년 여름에 계약한 저희 집 전기차도 생산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습니다. 영업사원은 의사 선생님처럼 "다음 달까지 한번 지켜보죠"라며 위로만 전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주문자가 원하는 옵션대로 주문 제작하는 최고급 자동차 출고가 통상 6개월에서 1년가량 소요되는데요. 국산차구입에 비슷한 수준의 인내가 필요한 날이 올지 미처 몰랐습니다. 아마 같은 심정으로 기다리고 계신 분들이 많으리란 생각이 드는군요. 오늘은 그 기다림에 더해 한숨 푹 쉬게 만들어 드릴지 모를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자동차 업계에 공급망 위기가 다시 초래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그래도 하반기쯤이면 조금 나아진다'라고 판단해왔는데요. 일부 시장조사 업체에서 코로나 19가 확산되기 시작한 그 시점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섬뜩한 전망까지 내놓았습니다. 바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입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2-04-04
대선 후보들의 모빌리티 공약, 꼼꼼히 따져봤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20대 대통령 선거가 2주도 남지 않았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정말 한 치 앞도 예측이 안 될 만큼 양강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펼쳐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각 후보 공약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상황이 상황인지라, 단연 부동산 관련 공약에 많은 관심이 쏠렸는데요. 저는 배운 게 이것뿐이라고 언론에 잘 드러나고 있지 않은 모빌리티 산업과 교통안전 관련 정책을 가장 관심 있게 지켜봤습니다. 아무래도 양강구도를 구축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공약에 제일 관심이 간 게 사실입니다. 거대 양당인 만큼 많은 전문가가 모여서 공약 입안에 참여했으리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말이죠. 두 후보의 모빌리티 관련 공약.. 보기에는 괜찮은데요. 자세히 뜯어보니 상호 보완이 필요하고, 조금 더 구체화하거나 현실화할 필요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지금 시행 중인 정책을 전혀 모르나'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전기차 정책 : 상호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모빌리티 분야에서 가장 관심 많을 공약은 아무래도 친환경차 보급과 관련된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2-02-25
GM의 혁신, 덩치에 걸맞지 않게 빠르고 과감합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미국에서 제너럴모터스, 보통 'GM'이라고 부르는 자동차 그룹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 브랜드입니다. 그룹 산하의 쉐보레, 캐딜락, 뷰익, 우리나라에선 한때 '제무시'라고 부른 GMC 모두 미국 자동차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고요. GM 본사가 있는 디트로이트는 혁신의 중심지인 실리콘밸리나 금융 중심지 월스트리트와 비견되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상징, 그 자체입니다. 알프레드 슬론, 밥 루츠, 릭 왜고너 등 전설적인 경영자들이 몸담기도 했죠. 1931년부터 2021년까지 무려 90년간 북미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았을 정도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말 그대로 공룡 같은 기업입니다. GM은 실제로도 공룡처럼 멸종될 뻔했습니다. GM, 그리고 '미국 차'라고 하면 대부분 거대한 SUV나 픽업트럭이 떠오를 겁니다. 덩치는 크고 연비는 좋지 않죠. 흥미롭게도 이 차종이 GM의 주 수익원이었습니다. 2000년대 초, 두 세그먼트가 차지하는 판매 비중은 60%에 달했죠. 경제가 호황일 때는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지만, 경제가 나빠지고 유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즉각 판매에 영향을 받는데요. 이런 우려는 고유가 + 금융위기라는 퍼펙트 스톰이 불어닥친 2008년에 현실화됐습니다. 당시 뉴스를 기억하는 분이 계실 겁니다. GM이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대규모 구조조정과 브랜드 폐기, 심지어는 법정관리를 포함한 일시적인 국유화 조치까지 단행됐거든요.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2-02-04
2022년, 공급난에 시달린 자동차 업계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2021년 자동차 업계의 불확실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컸습니다.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자마자 몰려든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렸고요. 전문가 예측보다 빠른 기후변화에 각국 정부는 더 강력하게 내연기관 퇴출을 요구했습니다. 매년 한 해를 돌아보면 으레 '다사다난했다'고 생각하지만, 올해가 정말, 유독, 역대급으로 다이내믹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작년엔 중국 공장이 멈춰서 부품이 안 오더니 이번에는 앞마당에서 반도체가 안 와서 정말 힘들었어요" "기본적인 부품이나 소재 수급이 안 되면 생산에 영향을 주잖아요. 이런 리스크는 요즘처럼 미래를 위한 투자가 많은 시점에 정말 치명적이죠" "이래서 대외 의존도를 줄여보려고 저마다 자립을 모색하는 시점이긴 한데, 다들 치고 나가는 속도가 보통이 아니에요" "정말 후퇴는 곧 죽음인 상황이 올해의 자동차 업계였습니다" 들으면서도 참 착잡한 이야기였습니다만.. 아무튼 이 관계자의 말로 2021년이 완벽하게 요약됩니다. 실제로도 자동차 업계는 공급난, 그로부터 탈피하기 위한 자립, 그리고 새로운 도전자의 등장에 맞닥뜨린 상황입니다. 전동화에 수조원대 투자를 집행하려면 수익성 높은 차량 중심으로 계획대로 착착 생산해서 현금을 끌어모아야 하는데요.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1-12-27
현대의 경차 '캐스퍼', 흥행한 만큼 걱정도 됩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자동차 기자라는 직업 때문일까요? 전에도 한 번 말씀드렸습니다만, 저는 이목을 끄는 신차가 나왔다 하면 주변의 질문 공세에 시달립니다. 한동안 전기차가 대상이었는데요. (참조 - 같은 듯 다른 최신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 최근, 그 주인공이 현대차에서 내놓은 신차 한 대로 쏠렸습니다. 많이 들어보셨을 그 이름은 '캐스퍼'입니다. 이 차에 이토록 관심이 쏠리는 건 어쩌면 당연합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만든 자동차고요. 요즘 좀 유행한다는 SUV 스타일인 데다가 심지어 합리성을 강조한 경차입니다. 대다수의 반응은 아주 한결같습니다. "귀여워!!!" 네. 실제로 상당히 귀여운 디자인이죠. 그런데 캐스퍼는 귀여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자동차입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1-11-29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보여준 위기 탈출 방법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몇 년 전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기억하시나요? 관련자 재판과 소송이 아직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 사건입니다. 이 사건으로 한때 '클린 디젤'이라 불리며 탄소 배출을 줄일 대안으로 꼽혔던 디젤엔진은 시장에서 빠르게 퇴출당했습니다. 볼보처럼 디젤엔진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한 회사까지 나왔죠. 폭스바겐그룹엔 상당한 치명상이었습니다. 세계적인 자동차 기술 강국으로 인정받는 독일. 그 독일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차량 소프트웨어를 조작해서 실험실이냐, 일반 도로냐에 따라 최대 40배 많은 유해물질을 배출시켰으니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사건으로 폭스바겐 주가는 17%, 20조원에 달하는 금액이 증발했습니다. 금액 손실을 넘어 회사의 도덕성을 두고 상당한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한국에서의 타격도 상당했습니다. 이때가 2004년 진출한 이래, 아우디폭스바겐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나가던 시기였거든요. 지금이야 메르세데스-벤츠가 수입차 판매 1위를 놓치지 않고 있지만, 디젤게이트가 촉발되기 전에는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강자였습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1-10-21
현대차는 이제 ‘패스트 팔로워’에서 벗어나 ‘팬’을 만들려 합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여러분은 '현대자동차'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대한민국 산업 발전사와 함께한 회사죠!" "포니, 엑센트, 아반떼, 쏘나타.. 히트친 '국민차'급 모델이 많아요" "그랜저, 다이너스티, 에쿠스, 제네시스.. 성공의 상징인 고급차들도 있고요" 다 맞는 이야기인데요. 지금까지의 현대차를 생각해보면 힙하거나 트렌디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하셨을 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포르쉐, 페라리, 람보르기니보다는 폭스바겐, 포드, 토요타 같은 이미지가 훨씬 강한 회사였습니다. 대중을 위한 무난무난한 자동차랄까요? 현대차가 한창 성장을 거듭하던 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의 인식은 더욱 밋밋했습니다. 일본이나 미국산보다 품질은 떨어지되 싸고 보증기간이 길어서 사는 차 정도였죠. 한인 교포가 애국심 하나로 산다는 인식이 팽배했던 것도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전직 현대차 임원을 만나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이분 말이 정말 딱 맞습니다. "엘란트라가 유럽에 갓 진출했을 때, '3류 회사가 만든 2류 자동차'라고 미디어에서 평가하더군요"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1-09-17
자동차에 진심이었던 이건희의 유산, '자동차 컬렉션'부터 '삼성자동차'까지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일가가 거액의 상속세를 납부한 데 이어 진귀한 고미술품을 국가에 기증한 뉴스. 아마 보셨을 겁니다. (참조 - 세기의 기증… 초일류 '이건희 컬렉션' 국민 품으로)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은 연일 매진이라고 합니다. 미술품에 조예가 깊었던 이건희 회장이 공들여 수집한 문화재급 미술품 덕분에 아직도 화제에 올라와 있죠. 이건희 회장이 자동차에도 상당한 관심을 보인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유학 시절에는 중고차를 사서 전부 뜯어보고 다시 조립하기를 즐겼다고 하죠. 중고차를 수리해 되파는 방식으로 용돈 벌이(?)를 한 일화도 유명합니다. 그가 얼마나 자동차를 사랑했는지는 책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는 자동차 산업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공부했고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전 세계 웬만한 자동차 잡지는 다 구독해 읽었고,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 경영진과 기술진을 거의 다 만나봤다" (이건희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중) 더 나아가, 지금의 자동차 산업 구조를 예견하는 통찰력도 엿보입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1-08-19
여기, 자동차 산업에 크게 기여한 여성들이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흥미로운 영역을 이야기하면서 남녀를 나누는 건 분명 요즘 시대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직업군인으로 복무 중인 제 오랜 친구는 프렌치 십자수를 뜨면서 마음을 가라앉힙니다. 플로리스트가 직업인 대학교 후배는 아버지와 4구를 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죠. 그런데 '자동차'라는 영역에서는 여성을 찾아보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유튜브에 자동차 관련 영상을 올리는 여성 유튜버가 꽤 많습니다만, 이분들의 진정성을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논외로 하고요. 직업은 어떨까요? 자동차 업계에 종사하는 여성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제가 접한 여성 종사자는 보통 홍보, 마케팅, 영업 직군입니다. 굳이 연구직을 꼽으라면, 디자이너 정도죠. 2018년도 재계 공시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기아차는 남성 직원 비율이 96.5%로 국내 시총 상위 30개 기업 중 남초 현상이 가장 짙은 곳입니다. 현대차도 94.8%로, 여성 비율이 10%를 밑돕니다. 지난해 데이터로 다시 조사해보니, 남성 비중이 줄긴 했습니다. 기아차가 96.2%, 현대차가 91.5%.. 아주 조금 변화했군요. 국내 30대 기업의 남녀성비가 평균 81:19로 균등하다고 보기는 힘든 수치인데, 이보다도 낮습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1-07-19
스타 자동차 디자이너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자동차 산업은 '찐 이과'들의 집합소입니다. 부품 경량화 소재를 찾으려면 화학이 필요할 테고, 엔진 성능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기계공학이 쓰여야 합니다. 차체 안전성에는 물리학과 의학의 도움을 요구하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는 개발자도 필요합니다. 갈수록 더 다양한 이공계 출신 인력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자동차 디자이너'는 이 업계에서 유독 빛나는 존재입니다. 이과의 영역인 자동차 산업에서 '감성'과 '이성'이라는 인문학적인 요소와 예술적인 감각을 말하는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쉽지만은 않다고 합니다. 한 디자이너의 고충을 들어봤습니다. "기존 디자인보다 더 새로워야 한다는 강박, 전작보다 잘 팔려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 사람들이 얼마나 좋아할지 가늠할 수 없다는 암담함까지.." "여러모로 고독한 일이에요" 생각해보면, 디자인은 기술 연구처럼 '기존 대비 몇 퍼센트 개선' 같은 정량적 목표를 세울 수 없습니다. 무조건 예쁘게 그려서 될 일도 아니겠다 싶더군요.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1-06-18
자율주행 상용화가 쉽지 않은 이유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자동차 업계의 미래는 '자율주행'과 '전동화'입니다. 너무나 당연할 정도로 잘 알려진 이야기죠. 특히 전동화는 근래 들어 더욱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테슬라를 중심으로 신생 업체들이 주도하던 이 시장에 폭스바겐, 토요타, 제너럴모터스(GM) 등 기존 브랜드들이 한층 공격적인 자세로 뛰어들었습니다. 이 움직임은 2015년에 본격화됐습니다. 테슬라가 '모델 X'를 출시하며 태동하던 시기인 동시에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로 환경 규제가 한층 깐깐해졌기 때문이죠. (참조 - 소비자도 돌아섰다.."10년 후 디젤차 보기 어려워져") 여기에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에 많은 국가들이 동참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내놓으면서 전동화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2020년에 전동화 연구에 78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폭스바겐은 2021년 들어 여기에 18조원을 증액한 96조원을 쓰겠다고 재차 발표했습니다. 2025년까지 전기차를 연 100만대 생산하겠다는 목표치 또한 150만대로 상향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죠. GM의 행보도 주목할만합니다. 미국 내 수익의 40% 이상이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SUV와 픽업트럭에서 발생하지만, 2030년까지 내연기관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차만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자율주행입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1-05-20
같은 듯 다른 최신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직업에 대한 일종의 고정관념을 가진 분이 많습니다. 가령, 저 같은 자동차 기자에게는 자동차와 관련된 거의 모든 걸 물어봅니다. "제주도 갈 건데, 렌터카는 어디가 싸?" "사고가 났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ㅠㅠ" "차가 고장 났나 봐, 소리가 나!" 렌터카는 가격 비교 앱에 잘 나와 있고, 사고 났으면 보험사를 부르면 되고, 차가 고장났으면 정비소에 가면 될 텐데 왜 저를 찾을까요? 개중에 가장 많은 질문은 단연 이겁니다. "잘 지내지? 나 차 사려고 하는데.. 뭐가 좋은지 몰라서^^" 휴.. 친한 친구뿐만 아니라 언제 연락했는지 가물가물한 동창, 대학교 선후배까지 이 질문을 던집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그들이 물어보는 모델이 매년 새롭고, 다양해진다는 겁니다. 덕분에 시장 트렌드의 변화를 간접적으로 체감하고 있습니다. 불과 5년 전, 제 또래의 첫차는 아반떼와 K3 정도였는데요. 이제 사회 초년생이 된 후배님들은 고민 없이 소형 SUV를 선택합니다. 국산차만 고집해오던 작은아버지는 성공한 대한민국 중년의 상징인 그랜저 대신 폭스바겐을 대안으로 고민하시고요.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1-04-20
슈퍼카가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는 방법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우리는 꿈을 파는 회사로 남고 싶습니다" 디즈니 같은 회사의 CEO가 했을 법한 이 말의 주인공은 '페라리'를 이끌었던 루카 디 몬테제몰로 회장입니다. 정확히는 "우리는 단순히 차가 아닌, 꿈을 파는 기업으로 남고 싶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차를 좋아하신다면, 마음속에 페라리 한 대쯤은 품어보셨을 겁니다. 페라리가 아니라면 람보르기니나 포르쉐.. 시대를 대표하는 슈퍼 스포츠카를 꿈꾸고 계시겠죠. 저를 비롯해 자동차 저널리스트라고 다르진 않습니다. 언제나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자동차를 대하려 노력합니다만, 다들 차를 좋아해서일까요? 이런 아름답고 빠른 차를 취재하다 보면 일반적인 양산차에서 볼 수 없는 '설렘'이라는 감정을 느끼거든요. 무엇과도 닮지 않은, 그 브랜드만의 정수가 담긴 빼어난 디자인! 시트 바느질 한땀 한땀에도 다 이유가 있는 감성 품질! 심장을 뛰게 만드는 그 우렁찬 엔진음! 생각 그 이상을 넘나드는 퍼포먼스까지! 많은 분들이 고성능 슈퍼 스포츠카에 열광하는 이유도 같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개와 늑대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1-03-26
1세기 전, 자동차업계를 뒤흔든 괴짜 '앙드레 시트로엥'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많은 소비자가 '혁신'이라는 단어에 열광합니다. 오늘도 수많은 기업과 스타트업이 혁신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죠. 여러분은 '혁신'하면 어떤 브랜드가 가장 먼저 생각나시나요? 최근의 시대 흐름만 놓고 본다면, 단연 '애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전문가나 쓸 PDA에 불과했던 스마트폰이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생필품이 됐죠. 자동차 업계에는 '테슬라'가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모델 S를 출시하기 전까지 전기차는 골프장 같은 특정구역에 특화된 저속차량에 불과했으니까요. 이제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전통의 자동차 업체들도 전기차가 미래라고 합니다. (참조 - '전기차 시장의 넷플릭스'가 돼 가는 테슬라) 애플과 테슬라를 관통하는 키워드, 다시 말해 우리가 이 브랜드들에 열광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기존 제품의 문제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결국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창조해내서, 생태계의 대전환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배경에는 시대를 꿰뚫어 본 괴짜가 있었다는 점도 동일합니다. 이 같은 키워드를 공유하는 혁신적인 자동차 브랜드가 한 세기 전에도 있었습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1-02-19
2024년에 나온다는 ‘애플카’ 떡밥 총정리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작년 연말, 한 보도가 화제를 모았습니다. 2024년부터 애플 전기차가 나온다는 로이터통신의 보도입니다. (참조 - "애플, 2024년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 로이터 보도) 애플 팬들은 상당히 의아해했습니다. 제게도 루머가 아니냐고 많이 물어보시더군요. 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중 하나다 보니 루머와 억측이 난무합니다. 누군가 제작한 컴퓨터 렌더링만 보고 '이게 차세대 아이폰이래!' 하며 낚이신 적 있잖아요? 얼마나 속았는지, 주변인들 모두 비슷한 반응이었습니다. 제 생각은 다릅니다.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카더라'라고 치부하기에는 비교적 자세했거든요. 오늘은 알려진 사실들에 기반해서 애플카를 유추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잡스가 있었다면 이미 시작했을 애플카 프로젝트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1-01-14
자동차의 뼈대 ‘플랫폼'은 더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모듈형 플랫폼, MEB, E-GMP, e-CMP, SPA… 요즘 자동차 관련 소식을 볼 때, 이런 생소한 단어가 눈에 띕니다. 설명은 다르지만, 모두 '전기차 플랫폼'을 뜻합니다. 자동차업계는 전기차 시대를 맞아 전기차 전용 플랫폼 연구개발에 한창입니다. 오늘은 이 플랫폼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고 꼼꼼하게 살펴보겠습니다. 플랫폼, 자동차의 뼈대 사실 플랫폼이라는 단어가 자동차를 잘 모르시는 분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으니, 플랫폼의 정의부터 짚어보겠습니다. 플랫폼은 '차량의 엔진과 서스펜션 등을 위치시키는 구조물'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차량의 뼈대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플랫폼을 어떻게 설계하냐에 따라 안전성은 물론, 승차감과 실내 공간까지 달라집니다. 과거에는 각 차종(모델)마다 별도의 플랫폼을 갖고 있었는데요. 그 차량만의 특색과 개성을 살리기에는 좋았을 지 모르겠지만, 대량으로 생산하는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합리적이지 못합니다. 같은 회사에서 출시한 모델이라도 공유하는 부품은 적었을 테니, 효율적이지 못했죠.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0-12-15
코로나 여파를 최소화하면서 미래까지 준비하는 폭스바겐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기업은 '위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수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면서도 "지금이 진짜 위기"라고 말하고, 위기가 오면 "위기를 기회로!"라며 으쌰으쌰 하죠.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최근 상황을 보면, 진짜 위기가 온 것 같습니다. 기업들이 호소하는 어려움을 일정 부분 이해할 수 있는 요즘입니다. 자동차업계도 다르지 않습니다. 전 세계 자동차 브랜드가 사업 축소나 대규모 감원에 여념이 없습니다. 얼마 전, 르노와 닛산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르노는 지난 상반기에 10조원대 손실을 냈고, 닛산은 지난 분기 순손실만 7조원이었습니다. 르노는 대규모 구조조정 중이고, 닛산은 여기에 더해 해외시장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야심 차게 인수한 미쓰비시 자동차는 매각을 검토하고 있고, 한국과 등 주요 국가에서 철수하기로 했죠. 연구개발 부문에서는 공동대응이 한창입니다. 비용을 절감하고자 경쟁사와 손잡고 기술협력에 나섰습니다. GM은 혼다와 기술제휴를 체결해서 가솔린 엔진 개발과 수소차 부문에서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0-11-27
기술과 감성의 결합, '뉴트로 전기차'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전기차는 막연한 존재였습니다. 충전소는 공공기관에서나 간신히 찾아볼 수 있었고, 충전 시간은 아주 길었습니다. 주행거리도 충분하다고 말하기 어려웠죠. 이 패러다임을 '테슬라'가 뒤집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넉넉한 배터리 용량에 따른 긴 주행거리, 그에 상응하는 빠른 충전속도! 자율주행에 준하는 오토파일럿 시스템으로 '손을 떼도 운전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테슬라는 인정받을 만합니다. 자동차업계의 패러다임을, 그것도 자동차를 만들어 본 적 없는 신생 회사에서 뒤집었으니, 단연 혁신이라고 할 수 있죠. (참조 - 기존 자동차업계가 테슬라를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 '레거시 코스트') (참조 - 테슬라의 진짜 경쟁력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습니다) 그렇게 전기차와 자율주행 시대는 빠르게 다가왔습니다.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0-11-04
벤츠 'S클래스'를 보면, 자동차 기술의 흐름이 보입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여러분은 '메르세데스-벤츠'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세계 최고의 명차이자 고급차죠!" "럭셔리 브랜드이면서 부와 명예의 상징이랄까요" 네, 정말 많은 키워드가 나올 텐데요. 이렇게 인정받고 있는 브랜드가 메르세데스-벤츠입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에서 벤츠를 보는 시각은 한발 더 나아갑니다. 정말 뛰어난 고급차일 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을 주도해온 혁신가'라는 인식까지 있거든요. 벤츠는 '모빌리티'를 정의했습니다. 최초의 혁신은 '이동성'을 증명한 것이었습니다. 1886년 창업자 칼 벤츠가 세계 최초의 자동차를 만들었고, 2년 후 그의 아내 베르타 벤츠는 세계 최초의 장거리 주행에 나섰습니다. 베르타는 독일 만하임에서 포르츠하임까지 180km 구간을 남편이 만든 자동차로 왕복했습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0-09-29
자동차업계는 기후변화 이슈에 어떻게 대응하나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학교 다니던 시절, 과학의 달 4월이면 큰 이벤트가 있었던 것 기억하시죠? 미래를 상상하는 그림을 그리고, 글짓기도 하고, 물로켓과 고무동력기를 날렸죠. 그림에 등장했던 단골 소재는 뻔했습니다. 친환경 운송수단, 매연 없는 공장, 친환경 에너지원 등등 말이죠. 어른이 될 때쯤이면 이런 게 구현되리라 믿었는데, 여전히 바이러스와 미세먼지에 시달리는 지금의 현실이 조금 씁쓸합니다. 그나마 친환경 운송수단이 현실화되기 시작했다지만,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우리 전력 수요도 아직 화석 연료와 원자력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죠. 매연 없는 공장은 아직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산화탄소는 끊임없이 증가하고, 지구는 기상이변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에도 남 이야기가 아닙니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4%가 자동차를 포함한 운송 수단에서 배출되고 있으니까요.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0-09-03
자동차업계는 지금 하늘을 넘보고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필자인 박홍준님의 기고입니다. "원동기를 장치하고 도로를 주행하며 사람이나 화물을 운반하는 차" 기계공학용어 사전에 등재된 '자동차'의 정의입니다. 엔진이 달려있고, 사람이나 화물이 탑승한 채, 도로를 주행할 수 있는 기계란 뜻이죠. 법적으로도 비슷합니다. 도로교통법은 '철길이나 가설된 선을 이용하지 아니하고 원동기를 사용하여 운전되는 차'라고 자동차를 정의합니다. 그 범주에 자전거까지 포함되니 지금 창밖에 보이는 바퀴 달린 모든 걸 자동차로 봐도 무방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 자동차의 개념이 조금 변화하려고 합니다. 정확히는 자동차가 달리는 '길'의 개념이 더 넓어지려 합니다. 바로 하늘입니다. 어릴 적 누구나 상상했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시대가 조금씩 도래하고 있습니다. (참조 - 하늘을 나는 차 '에어 모빌리티'를 알아보자) 항공과 자동차는 우리 생각 이상으로 밀접한 관계입니다. BMW가 항공기 엔진 제작사로 시작한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죠. 롤스로이스는 자동차보다 항공 분야에서 수익을 냈던 회사입니다.
박홍준
자동차 저널리스트
202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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